Skip to content

“넌 정체가 뭐니” 카카오뱅크 논란 끊이지 않는 이유 – 더스쿠프

8월 6일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달성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주가의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보느냐 플랫폼 기업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복잡한 문제다. 모호한 정체성이 카카오뱅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카뱅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취재했다.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를 둘러싸고 흘러나오는 말이다. 카카오뱅크의 적정 주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성장세를 반영한 적정 가격이라는 의견과 상장 기대감에 부풀려진 거품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사실 카카오뱅크의 적정 주가 논란은 상장 이전부터 계속됐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10만원(4월 24일 10만600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기록해서다. 한달 거래량이 1000주에 불과한 장외시장 가격으로 기업의 가치를 예상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논란에 기름을 붓기엔 충분했다.

카카오뱅크의 고평가 논란은 지난 7월 22일 공모가가 3만9000원으로 결정된 이후에도 이어졌다. 4억7510만237주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18조5289억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은행주 순위 1·2위를 다투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시총은 각각 21조5388억원, 19조8632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가 공모가만으로 은행주 시총 순위 3위를 꿰찬 셈이었다.

그러자 시장에선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의 상장이라고 해도 주가 수준이 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지난 7월 26일 매도 리포트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 투자 열풍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 주가를 공모가보다 38.4%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하고, ‘청약 자제’라는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주가 상승을 점치는 증권사 리포트도 많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에서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것은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우려와 기대 속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장 첫날 상한가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시총은 33조1619억원으로 은행주 시총 1위로 등극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상장 첫날 공모주의 공식인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작한 시초가가 상한가 기록·공모가의 2.6배 상승)’에는 실패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배보다 낮은 5만3700원으로 시작한 탓이다. 주가의 흐름도 불안했다. 장 시작과 함께 하락세로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다 장 마감(3시 30분)을 앞두고 겨우 상한가(6만9800원·29.98% 상승)를 기록했다. 불안한 모습은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상장 첫날 개인투자자는 3037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고, 상장 이틀째는 외국인 투자자(-435억원)와 기관 투자자(-192억원)가 매도세로 돌아섰다. 상장 3거래일 만인 지난 10일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일 대비 9.04%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거래대금은 상장 첫날 3조7505억원에서 지난 12일 4260억원으로 88.6% 감소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은행과 플랫폼 기업 중 무엇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서다. 은행을 기준으로 삼으면 고평가가 확실하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7배(8월 11일 기준)다. 시중은행보다 적게는 22배에서 많게는 36배 이상 높다.

상장 첫날 은행주 1위 등극했지만…

기존에 상장한 은행주가 심각한 저평가 상태라는 걸 감안해도 카카오뱅크의 평가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를 플랫폼 기업으로 봐도 문제다. 플랫폼 기업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애매모호하다는 얘기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 산업에 개혁을 불러올 카카오뱅크를 칭찬할 점은 다양하다”면서도 “문제는 기업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존 금융주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를 은행이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 볼 수 있느냐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카카오뱅크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는 덴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계열사란 이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올 3월 기준 464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 이용 고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카카오뱅크가 가진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이 성공 요인이었다는 거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기업과 같은 확장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카카오뱅크의 사업 영역은 은행에 한정돼 있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주택담보대출·기업대출 등이 있지만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신용평가 능력의 고도화라는 점을 빼면 기존 은행의 업무와 다를 바 없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성장하려면 ‘대출 늘리기’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도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지켜야 한다”며 말을 이었다. “은행법의 규제를 받는 건 비은행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의미다. 비대면 영업이라는 영업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국내 은행과 다르지 않다. 결국, 자본확충을 통해 여신 점유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자본확충 없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처럼 증권·보험·자산운용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결제·증권·보험 등의 비은행 부문의 핵심사업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가 운영하고 있다. 비이자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거다.

영업 방식 달라도 은행은 ‘은행’

금융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와 제약이 얽히고설켜 있는 탓에 금융그룹에서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들도 시너지를 내기 힘든 것이 국내 금융시장의 현실”이라며 “모든 금융사가 비이자수익 확대를 목표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수익만으로 가파른 성장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주의 저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한 카카오뱅크의 고평가 논란은 더욱 심해질 공산이 크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케이뱅크,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의 견제에 나선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으로의 면모도 보여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을까.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은행인지, 플랫폼 기업인지 확실치 않은 모호한 정체성이 당분간 리스크로 작용할 공산이 커서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mail protected]

sourc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